필리핀 여행·생활

필리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때 식사는 어떻게 해결할까?

Dr. Ryu 2026. 8. 26. 07:37

필리핀 여행을 준비하면서 음식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여행지의 음식은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지만, 며칠 이상 머물다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처음 한두 끼는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있지만 매일 현지 음식만 먹다 보면 익숙한 음식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특히 50·60대 이후에는 젊었을 때보다 평소 먹던 음식과 식사 습관이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이 계속되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채소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국이나 김치처럼 익숙한 음식이 생각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필리핀 음식이 맞지 않을까 봐 여행 자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필리핀, 특히 마닐라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생각보다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의 폭이 넓다. 현지 음식뿐 아니라 한식, 일식, 중식, 서양식 등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고, 슈퍼마켓을 이용하면 간단한 식사를 직접 해결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필리핀에 가면 필리핀 음식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여행기간이 길어질수록 현지 음식을 경험하는 것과 내가 편안하게 식사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필리핀 음식은 왜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까?

필리핀 음식은 한국 음식과 맛을 내는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 한국 음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달거나 짜게 느껴지는 음식도 있고, 튀기거나 볶은 요리가 많다고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구운 요리, 생선요리, 국물이 있는 음식처럼 비교적 익숙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있다. 필리핀 음식 전체가 한국인의 입맛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보다 여러 음식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간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아도보(Adobo)는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간장과 식초 등을 이용해 조리하는 음식이고, 시니강(Sinigang)은 신맛이 특징인 국물요리이다. 시시그(Sisig), 룸피아(Lumpia), 판싯(Pancit)처럼 여행 중 한 번쯤 접하게 되는 음식도 있다. 처음부터 모든 음식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 몇 가지를 먹어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을 발견하면 여행 중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하나씩 늘어나게 된다.


처음 며칠은 현지 음식을 조금씩 경험해 보자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한국 음식점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현지 음식을 몇 가지 경험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다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보다는 비교적 익숙한 재료로 만든 음식부터 시작하면 부담이 적다. 닭고기나 돼지고기 구이, 생선, 밥과 함께 먹는 음식처럼 재료와 조리법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메뉴부터 선택하는 방법이다.

먹어보고 입맛에 맞으면 다음에 다시 주문하면 되고, 맞지 않는다면 굳이 참고 먹을 이유도 없다. 나 역시 필리핀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종류의 현지 음식을 접했고, 그중에는 자연스럽게 자주 먹게 된 음식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음식도 있었다. 결국 현지 음식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현지 음식을 존중하는 것과 모든 현지 음식을 좋아해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여행 초반에 자신에게 잘 맞는 메뉴 두세 가지 정도만 발견해도 이후 식사가 훨씬 편해질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밥을 구하기 어렵지 않다

한국인 여행자에게 다행스러운 점 가운데 하나는 필리핀에서도 쌀밥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에서도 쌀은 일상적인 주식이기 때문에 많은 식당에서 밥과 함께 고기나 생선 등의 음식을 먹는다. 따라서 빵이나 면만 계속 먹어야 하는 여행지는 아니며, 쌀밥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이 점이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의 구성과 양념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 식탁처럼 여러 종류의 반찬이 함께 나오는 방식에 익숙하다면 처음에는 식사가 조금 단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밥과 비교적 입맛에 맞는 고기나 생선요리를 선택하고 채소나 과일을 별도로 보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여행기간이 길어질수록 모든 끼니를 완벽하게 구성하려 하기보다 내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기본적인 식사 조합을 몇 가지 찾아두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한국 음식이 생각나면 참지 않아도 된다

해외여행을 갔으니 현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행이 일주일 이상 길어지면 한국 음식이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외식을 계속하다 보면 따뜻한 국이나 김치처럼 익숙한 음식이 먹고 싶어질 수 있다.

필리핀 한인 식당에서 즐기는 한식

여행은 현지 음식에 적응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함을 참아가면서까지 매 끼니 현지 음식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필리핀의 대도시와 한국인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는 한국 음식점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편이고, 한식 외에도 일본식, 중국식, 서양식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따라서 현지 음식이 계속 부담스럽다면 한 끼 정도 익숙한 음식을 먹고 다음 끼니에 다시 현지 음식을 경험해도 된다. 나는 오히려 장기간 여행에서는 이런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한식을 먹는다고 해서 현지 여행의 의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식사가 편해야 여행도 오래 즐길 수 있다.


마트와 슈퍼마켓을 활용하면 훨씬 편해진다

며칠 이상 머문다면 현지 마트나 슈퍼마켓에 한 번 가보는 것도 좋다. 생수와 음료는 물론이고 과일, 빵, 우유, 요구르트, 계란 등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구입할 수 있고, 숙소에 냉장고가 있다면 아침이나 간식을 준비하기도 쉬워진다. 특히 아침마다 식당을 찾아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전날 마트에서 과일과 빵, 우유 정도를 사두는 것만으로도 다음 날을 훨씬 편하게 시작할 수 있다.

마트는 단순히 식료품을 사는 곳만은 아니다. 어떤 쌀을 먹는지, 어떤 과일과 채소가 많이 팔리는지, 사람들이 어떤 식품을 장바구니에 담는지를 보다 보면 현지의 생활 모습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여행기간이 길어질수록 식당에서 모든 끼니를 해결하는 관광객의 방식에서 벗어나 생활의 일부를 직접 해결하게 되는데, 현지 마트를 이용하는 것은 여행이 조금씩 생활로 바뀌는 경험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숙소를 고를 때도 식사를 생각해 보자

짧은 여행이라면 숙소에서 잠만 자고 대부분의 식사를 밖에서 해결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머물거나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숙소를 선택하는 기준도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다. 냉장고가 있는지, 간단한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지, 근처에 슈퍼마켓이나 식당이 있는지를 확인하면 실제 생활이 훨씬 편해진다. 장기체류라면 전자레인지나 간단한 조리시설이 있는 숙소가 유용할 수도 있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거나 식사에 민감한 사람이 있다면 숙소 주변의 식당과 마트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호텔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는 이유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을 선택하면 매번 식사를 위해 택시를 타거나 멀리 이동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숙소를 결정할 때는 객실 사진만 볼 것이 아니라 지도도 함께 열어보고 “여기서 매일 식사를 해결하기 편한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일과 간단한 음식도 활용해 보자

필리핀에서는 망고, 바나나, 파파야, 파인애플 등 다양한 열대과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식사가 부담스러운 날에는 과일이나 빵, 요구르트처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일정이 길어질수록 매 끼니를 특별한 음식으로 채우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식사에 대한 부담도 훨씬 줄어든다.

어떤 날은 현지 유명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어떤 날은 익숙한 음식을 먹고, 또 어떤 날 아침은 과일과 커피 정도로 간단하게 시작해도 된다. 한국에서 생활할 때도 매 끼니를 특별하게 먹지는 않는 것처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여행기간이 길어질수록 평소 자신의 식사 습관과 크게 다르지 않은 리듬을 만드는 것이 편안하게 머무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이 맞지 않는다고 여행지가 맞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음식이 기대했던 것만큼 잘 맞지 않는 나라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음식 하나만으로 그 나라 전체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여행지에 대한 만족도는 음식뿐 아니라 날씨, 사람, 교통, 숙소, 자연환경, 문화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결정한다. 음식이 조금 맞지 않는다면 그 부분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면 된다.

특히 필리핀처럼 외식 선택지가 다양하고 마트도 이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식사 문제를 비교적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다. 현지 음식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몇 가지를 찾고, 필요하면 한식을 먹고, 때로는 마트에서 간단한 음식을 사서 해결하는 식이다. 중장년 해외여행에서는 무엇이든 현지 방식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는 것보다 내가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Dr. Ryu’s Tip

필리핀에서 며칠 이상 머문다면 숙소를 예약하기 전에 주변의 마트와 식당을 지도에서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숙소 사진과 가격만 보고 예약한 뒤 도착해 보니 주변에 걸어서 갈 만한 식당이나 마트가 없다면 매 끼니 이동해야 한다. 특히 필리핀의 더운 날씨에 식사를 하기 위해 계속 이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피곤할 수 있다.

반대로 숙소 가까이에 슈퍼마켓과 몇 곳의 식당이 있으면 선택지가 훨씬 많아진다. 현지 음식이 먹고 싶은 날은 현지 식당에 가고, 익숙한 음식이 필요한 날은 다른 식당을 찾고, 간단하게 해결하고 싶은 날은 마트를 이용하면 된다. 필리핀에서 장기간 머문다면 ‘무엇을 먹을까?’보다 먼저 ‘숙소 주변에서 얼마나 쉽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까?’를 확인해 보자. 이것만으로도 여행 중 식사에 대한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필리핀 여행에서 식사는 이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필리핀 여행에서 모든 현지 음식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현지 음식을 조금씩 경험해 보고 입맛에 맞는 메뉴를 몇 가지 찾아두면 된다. 가끔 한국 음식이나 다른 나라 음식을 먹어도 되고, 마트에서 과일이나 간단한 식품을 구입해 식사를 해결해도 된다. 특히 여행기간이 길어질수록 매 끼니를 여행의 특별한 이벤트로 만들 필요는 없다.

현지 음식도 먹고, 익숙한 음식도 먹고, 때로는 간단하게 해결하는 것. 그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면 필리핀 음식이 입에 맞을지 걱정하는 마음도 훨씬 줄어든다. 필리핀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아니라 식사 때문에 여행이 힘들어지지 않도록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음식 역시 여행의 일부이지만, 여행 전체를 좌우해야 하는 부담이 될 필요는 없다.